진료하다보면 ‘뼈마디가 시리다’ ‘뼈에서 바람이 나오는 것 같다’고 종종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허리나 골반 그리고 무릎과 같은 큰 관절의 통증을 가지고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문진을 해보면 병원에서 골다공증과 관련해 처방한 약을 복용하거나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여기저기 삭신이 다 쑤신다고들 하시지요.
골다공증이란 ‘다공성의 뼈’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골피질(뼈의 바깥층)의 두께가 감소하고 뼈를 이루고 있는 망상조직
(그물망처럼 보이는 뼈의 조직)의 수와 크기가 감소한 것을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뼈가 치밀하지 못하고 성글어진 것이지요.
몸의 뼈는 30대 초중반에 가장 강했다가 이후부터 조금씩 약해지기 시작하는데 이 속도가 보통사람보다 빠른 경우 골다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골밀도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더 많이 나타납니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가벼운 충격에 의해서도 쉽게 뼈가 부러지기 때문에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심하면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으므로 중년이후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문제입니다.
골다공증을 잘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몸의 뼈를 잘 알아야합니다.
몸을 이루고 있는 뼈는 끊임없이 파괴되고 새로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조골세포(뼈의 생성과 재생에 관여하는 세포)가 뼈를 생성하는 속도보다 파골세포(불필요한 뼈조직을 파괴하고 흡수하는 세포)
에 의한 뼈의 분해 과정이 더 빨리 일어나면 뼈는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몸에서 가장 단단하고 변함없는 것처럼 보이는 뼈도 쉼 없이 변화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습니다.
일단 이것을 이해한 후에 무엇이 내 뼈를 더 빨리 약해지게 하는가를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젊었을 때부터 대비하자!"
우선 뼈가 가장 강한 30대 초반까지 얼마나 튼튼한 뼈를 만들었는가가 중요합니다.
시간에 따라 같은 속도로 약해진다면 쌓아둔 것이 많을수록 유리할 것입니다.
외견상으로도 골격이 굵고 흔히 말하는 통뼈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골다공증의 위험성이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골다공증의 예방은 젊었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필요한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뼈에 필요한 영양을 잘 섭취해야 합니다.
이 영양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들 아시는 대로 칼슘입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칼슘을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뼈가 튼튼해지지는 않습니다.
칼슘이 몸에 흡수되고 뼈에 저장되기까지는 다른 영양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마그네슘과 칼륨과 같은 미네랄과 엽산, 비타민 C, D, E, K와 같은 다양한 비타민이 있어야 칼슘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비타민 D를 보충제로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기도 하는데, 비타민 D가 장내에서 칼슘의 흡수를 돕고 그 배설
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칼슘을 보충한다고 해도 단일 성분의 칼슘 보충제를 복용하기보다는 다른 영양소까지 고루 함유한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운동은 필수!!"
골다공증 치료에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운동입니다.
걷기와 같은 체중 부하가 걸리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운동은 몸이 다리와 엉덩이 그리고 척추에 더 많은 미네랄을 쌓아두도록 합니다.
하중이 걸리는 운동을 하니 이를 견뎌내기 위해서 스스로 힘을 받는 부분의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반대로 이러한 신체 활동이 없으면 뼈는 더 빨리 약해지게 됩니다.
오랜 기간 병원 생활을 하고 나면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어지는 것은 근육의 소실과 함께 뼈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피해야 할 것들..."
생활 습관에서는 흡연과 과도한 음주가 뼈를 약하게 만듭니다.
또한 청량음료와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자주 먹거나 짜게 먹는 습관은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아스피린과 같은 항응고제의 장기간복용, 갑상선호르몬제, 스테로이드계 약물, 진경제 같은 약물의 복용도 골다공증에 영향을 줍니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한의학에서는 성장과 노화 그리고 뼈의 상태는 신장의 기운과 유관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서도 신장의 기운을 충만하게 하는 것을 기본으로, 뼈와 관절을 튼튼하
게 하는 데 효과가 있는 두충, 속단, 오가피와 같은 약재들을 이용합니다.
이런 약재를 일정 기간 복용하거나 주기적으로 복용하면 골다공증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영양의 섭취나 운동을 대신할 수는 없고,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이 상태가 지속되지
는 않습니다.
뼈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서히 계속 약해지므로 이에 대한 관리 또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치료의 영역은 이 과정에 도움을 주거나 증상이 너무 심해졌을 때 어느 수준까지 올려주는 역할에 한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건강의 문제가 그렇듯 골다공증 또한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뼈는 몸을 지탱하고 바로 서게 하는 데 기본이 됩니다.
그 뼈가 약해진다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 삶에 대한 자신감과 의욕이 조금씩 식어간다는 신호인지도 모릅니다.
골다공증이란 진단을 받았다면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습니다.
좀더 움직이고 생활의 구석구석에먼지처럼 쌓인 좋지 않은 습관을 청소해내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의 삶이 활기차게 돌아가고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면 몸이 스스로 알아서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골다공증 치료를 위한 책 처방
골다공증 치료 때문에 걷고, 등산한다면 조금 우울합니다.
또한 무작정하는 운동이 독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두 권의 책은 운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잘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줄 것입니다.
•이브 파칼레 지음, 《걷는 행복》, 하태환 옮김, 궁리, 2001년.
•이안 맥닐 지음, 《잘 달린다》, 엄진현 옮김, 지식공작소, 2001년
생활한의학연구소
한의사 김형찬입니다. 생각과 일상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믿음으로 환자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생각들을 담아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한의학》, 《50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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