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 한때 공해가 심한 울산과 온산공단의 불모지에 유독 자리공이 번성해서 화제를 모은 적이 있습니다. 한 연구자는 자리공이 땅을 산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서 전국적으로 자리공을 뽑아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후의 연구에 따르면 땅을 산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산성화된 땅에서 다른 종보다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특정 환경에서 잘 자라거나 사라지는 등 환경조건에 민감한 식물들을 지표식물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쇠뜨기나 수영은 산성 땅에서 잘 자라고, 거미고사리가 자라는 곳은 석회암 위의 중성 또는 알칼리성에 가까운 땅입니다. 또한 흑쐐기풀과 외대바람꽃이 자라는 숲속은 축축하고 비옥한 땅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팔꽃이나 할미꽃은 환경오염이 심한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