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일어났는데 벌레가 된 것은 아니더라도,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어깨가 아프고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꽤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실제 진료실을 찾아오신 분들 중에도 자고 일어났는데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면서 영문을 모르겠다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대개는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이 일시적으로 뭉쳐서 생긴 현상이지만, 종종 우리가 흔히 오십견이라고 부르는 증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오십견이라 불리는 증상은 어깨의 통증(가만있어도 아프다고 합니다)과 운동장애, 밤에 더 심해지는 통증을 그 특징으로 합니다.
특히 팔을 일정 각도 이상으로 올리면 통증이 심해지며 특정 방향이 아니라 앞과 옆 그리고 뒤로 돌리는 것이 모두 어렵습니다.
비슷한 증상을 가진 회전근개(어깨를 돌릴 때 관여하는 근육들) 파열이 주로 손상된 특정 근육과 인대가 관여하는 방향으로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것과 구분되는 점입니다.
그 증상이 50세 무렵에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오십견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더 젊은 연령층에서도 나타나며 요즘에 는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자주 발생합니다.
오십견 증상은 어깨 관절을 이루고 있는 인대과 건(근육을 뼈에 부착시키는 구조물) 그리고 활막과 활액낭(관절 위 근육 또는 뼈 사이에 있
으면서 윤활 작용을 하는 활액이 차 있는 주머니)과 같은 연부조직의 퇴행성 변화나 손상으로 발생합니다.
지속적으로 팔을 많이 쓰는 일이나 운동을 한 사람에게서 더 잘 발생한다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발생합니다.
물론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흡연과 음주 같은 생활 요인이 관절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끼칩니다.
증상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그 통증이 심하므로 안정과 차가운 팩등을 통해 진정시켜야 하지만, 그 이후에는 따뜻한 팩과 운동을 통해 순환을 촉진시키고 어깨 관절의 운동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보통의 경우 수개월에서 길면 1년 정도에 걸쳐 자연적으로 통증과 어깨의 운동성이 서서히 회복되지만, 때로는 통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되기도 하고 아파서 안 움직이다보니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드는 경우도 발생하므로 적절한 치료와 생활 관리가 필요합니다.
식생활에서는 충분한 수분의 섭취와 신선한 과일과 채소 그리고 통곡식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김이나 다시마 미역과 같은 해조류는 혈액을 맑게 하고 뭉친 것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도움이 됩니다.
대신 카페인과 설탕의 섭취는 줄이고 담배는 끊는 것이좋습니다.
운동은 통증의 정도에 따라 그 강도를 조절하되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강한 힘이나 무게가 실리는 운동보다는 천천히 크고 부드럽게 관절을 움직이는 운동이 좋습니다.
어깨관절과 상응이 되는 고관절과 골반을 풀어주거나 전체적인 순환을 돕는 걷기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태극권과 같은 기공 수련은 몸을 부드럽게 하고 기혈의 순환을 촉진하므로 효과적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근육과 인대를 간에 배속시켜봅니다.
어깨가 아프고 뻣뻣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 부분만은 문제일 수도 있지만, 간의 기운이 소통되지 않고 혈이 부족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도 봅니다.
마치 나뭇가지에 물이 오를 때는 연하지만 가을 겨울이 되어 물이 마르면 뻣뻣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치료에서도 초기 통증이 심한 단계일 때는 어혈을 제거하고 뭉친 것을 풀고 통증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후에는 기혈을 보하고 그 순환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다스리면서 내부의 불균형을 함께 조정합니다.
또한 증상의 양상과 몸의 상태에 따른 침과 뜸 그리고 부항 요법을 통해 그 회복을 돕습니다.
오십견 증상이 발생하면 ‘아, 나도 늙었구나.’ 하기보다는, ‘이제는 몸을 부드럽게 쓰고 마음을 유연하게 가져야 할 때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난 그렇게 살았는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번 기회에 내가 모르는 사이 몸과 마음에 지나치게 뻣뻣해진 부분이 생기진 않았는지 한 번쯤 점검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오십견 증상에 도움이 되는 약차
【 강황당귀현호색차 】
통증이 심한 초기 단계에 뭉친 것을 풀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강황 8g, 당귀 4g, 현호색 2g을 넣어 차로 마십니다.
【 당귀작약계지차 】
급성기가 지나고 회복 단계일 때 기혈의 순환을 돕고 근육에 영양을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당귀, 작약, 계지(월계수 가지)를 각 4g씩 넣어 차로 마십니다.
오십견 치료에 도움이 되는 책 처방
•에릭 플랭클린 지음, 《부드러운 목과 자유로운 어깨를 위한 재
활》, 박명숙 옮김, 군자출판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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