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의 정기가 눈에 모여 있고 몸과 마음의 상태가 눈을 통해 표현된다고 봅니다.
눈이 맑고 눈동자가 선명한 것은 아름다움의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지요.
눈은 모든 장부와 관련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심장과 비장 그리고 간장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의서에서는 우리가 정신이 혼란하면 눈동자가 돌아가지 않고 때론 헛것을 보는 것은 정신과 감정을 담당하는 심장의 기운이 어지러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정신이 혼란하면 사물이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잘못 판단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심장의 기운을 고르게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눈이 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과 함께 이것을 눈에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비장인데 그 기능이 떨어지면 시력 또한 떨어지게 된다고 봅니다.
끝으로 간장과의 관계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간장의 혈과 신장의 물기운이 부족해지면 눈이 침침해지고 잘 보이지 않게 된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나 감정의 불균형으로 위로 화가 치밀어 올라도 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고 보지요.
마치 물이 차가울 때는 맑다가 끓어오르면 뿌옇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눈의 문제를 다스릴 때는 간장의 기운이 충만한지 허헌지와 속에 화가 있지는 않은지를 먼저 살피게 됩니다.
이처럼 감정의 불균형과 기혈의 순환 상태 그리고 장부의 허실을 점검하고 무엇이 주된 원인인가를 찾아 이를 다스려서 눈의 증상을 치료합니다.
시력 저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처방
【 주경원 】
이 처방은 나이가 들면서 간장과 신장의 기운이 허해지면 유발되는 시력저하에 씁니다.
법제한 토사자 200g, 볶은 차전자, 숙지황
나이가 들면 여타의 신체 기능들처럼 오관(五官: 눈, 귀, 코, 혀, 피부)의 기능도 조금씩 저하됩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청력도 조금은 떨어지고 미각이나 후각도 약해져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눈도 마찬가지로 떨어진 것은 잘 보이고 가까운 것은 잘 안 보이는 원시 증상 외에도 시력 자체가 떨어지거나 눈이 쉽게 피로하고 눈에 뭔가가 떠다니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어서 어느 정도 감내하고 적응하면서 지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변화가 너무 빨리 혹은 단기간에 걸쳐 발생하거나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느낄 정도라면 원인을 찾아서 적절히 대처해야 합니다.
눈의 문제는 눈에 국한되어 생기기도 하지만 몸 상태가 눈을 통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상샘 장애가 있으면 안구가 돌출되기도 하고, 간염이나 담즙의 배출에 문제가 있으면 눈에 황달이 생깁니다.
또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시력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느낄 정도로 시력에 변화가 생긴다면 안경을 바꾸기보다는 눈과 다른 신체적인 질병의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질병이 시력 변화의 원인이라면 이것을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눈에 필요한 영양의 공급입니다.
좋은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사를 통해 비타민 A와 B군, 비타민 C와 E 그리고 셀레늄과 아연과 같은 미네랄을 잘 섭취해야 합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풍부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당근이나 브로콜리 그리고 호박과 같은 녹황색 채소가 좋습니다.
또한 블루베리, 산딸기, 딸기, 복분자, 오디와 같은 열매를 즐겨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반대로 정제된 설탕과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음식, 화학 첨가물과 보존제가 함유된 음식, 맵고 자극성이 강한 음식, 그리고 흡연과 음주,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삼가야 합니다.
생활 습관에서는 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작업을 하거나 조명이적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보는 생활로 눈을 피로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컴퓨터 작업이나 독서 등으로 일정 시간 눈을 사용했다면 잠시 눈을 감고 쉬거나 멀리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눈에 피로감을 느낄 때는 눈을 감고 10여 분 정도 냉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나 등산과 같은 운동은 전반적인 순환을 좋게 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상부의 과부하를 해소해주어 도움이 됩니다.
눈 주위와 머리 뒤쪽 그리고 목과 어깨를 풀어주고 손바닥을 따뜻할 정도로 비벼서 눈에 대주는 것 또한 기혈의 순환을 좋게 해서 눈의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감각기관(오감)을 통해 전달된 자극을 뇌가 해석한 모습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 감각이 조금씩 둔해지는 것은 서글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하거나 몰라도 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만들어내는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들에 끄달리며 소비했던 에너지를 좀더 중요한 곳에 집중해야 합니다.
크고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인다면 그것에 집중하면서 살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족한 부분은 그간 살아온 내 경험이 나도 모르게 매워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내 인생에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필요 없는 일일 겁니다.
떨어지는 시력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좁아지는 소견과 시야를 넓이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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