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생들의 축제를 행림제라고 하는데, 행림(살구나무숲)에는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옛날에 한 의사가 환자를 치료해 주고 치료비를 낼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치료비 대신 살구나무를 한그루씩 심게 했는데, 시간이 흘러 그 일대가 살구나무 숲을 이뤘다고 합니다. 그 뜻을 이어받아 사람을 살리는 의술을 펴자는 의미에서 축제이름을 그리 정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살구나무 두 그루를 심은 이유는 그런 원대하고 고상한 뜻에서가 아니라, 어릴 적 동네 아주머니가 여름이 되면 한 바가지씩 가져다주던 그 찰진 살구 맛을 잊지 못해서였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너무 키가 크면 따기가 어렵다고 동네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이른 봄에 가지치기를 했는데, 소리 없이 제법 많은 열매를 달아주었습니다. 통통하고 노랗게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