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 해독 작용과 동맥경화 예방
최근 컬러푸드의 유행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지(가자, 茄子).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추웠다 더웠다 하는 오장의 허로와 전시노채(傳尸癆瘵 : 현대의 폐결핵과 유사한 질병)를 치료한다.
밭에 심어서 먹는데 낙소(落蘇)라고도 한다.
기를 통하게 하여 고질병이 생기게 하므로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가지의 종류에는 자줏빛가지, 누런 가지가 있는데 남북에 다 있습니다.
푸른 물가지나 흰 가지는 북쪽에만 있습니다.
약으로는 흔히 누런 가지를 쓰고, 다른 가지들은 채소로만 먹습니다.
신라에서 나는 한가지 종류는 약간 반들반들하면서 연한 자줏빛이 나고 꼭지가 길며 단 맛이 나는데, 중국에 널리 퍼진 이 가지는 몸에 이로운 것이 없고 약효도 없습니다.
가지는 성질이 차가워서 열을 내리고 몸 안의 독소를 내보내는 작용이 있는데, 몸을 보하기 보다는 열을 내리고 소통시키는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위장이 약하고 평소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잘 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합니다.
가지는 수분이 많고 당질은 적으며 지질과 단백질 그리고 다양한 미량원소들이 있어서 영양가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자줏빛가지는 혈액속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막고,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하니 심혈관계 질환이 많은 현대인들이 적절히 먹으면 좋은 채소입니다.
가끔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네 살 차이가 나는데도 서로 경험한 것이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녀의 차이도 있겠지만, 좋아했던 노래도 다르고 즐겨봤던 드라마도 다를 뿐더러 경험했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랄까 그런 부분이 서로 달라서 나이대는 같지만 세대차이를 느낍니다.
특히나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할 때면 아내는 가끔 언제 적 이야기를 하는 거냐는 표정을 지을 때가 있는데, 이런 것을 보면 우리사회가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었구나 새삼 느끼곤 합니다.
며칠 전 가지를 쪄서 양념에 무쳐 먹으면서 어렸을 때 밭에서 가지를 따 날로 먹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가지를 어떻게 날로 먹느냐고 아내가 정색을 합니다.
늘 뭔가 먹고 싶었던 어린 시절, 뒷밭으로 먹을 것을 찾으러 나갔다가 정 먹을 게 없으면 가지를 따 먹곤 했습니다.
너무 작은 것은 맛이 안 들어서 한입 베어 물고는 바로 버리기도 했지만, 적당히 큰 것을 따면 뭐랄까, 코를 자극하는 향과 달짝지근한 맛이 제법 먹을 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맛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어서 꼭지까지 다 먹은 적은 거의 없고, 몇 입 베어 먹고는 남은 부분을 밭에 던질 때가 많았습니다.
어쩌다 배가 너무 많이 고플 때는 욕심을 내서 한개 이상 먹기도 했는데, 그런 날은 어김없이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들락거려야만 했습니다.
가
지 이야기가 서로의 어렸을 적 기억들을 떠오르게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른 날보다 밥이 더 달고 맛있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아내의 어린 시절, 공감되는 부분들도 있고 다른 부분들도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죽을 때까지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하지만,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조금 더 그 사람을 이해하고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했음에도 다음에 가지를 날것으로 먹어보면 어떠냐는 제 제안을 아내는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봄에 모종을 몇 주 사다 심어두면 한 해 동안 먹기에 충분합니다.
남는 것은 길게 썰어서 잘 말려두었다가 언제고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습니다.
생활한의학연구소
한의사 김형찬입니다. 생각과 일상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믿음으로 환자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생각들을 담아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한의학》, 《50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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